이재현(53) CJ그룹 회장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가 이 회장이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 및 동생인 이재환 CJ계열사 대표에게 거액의 부당이득을 제공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탈세와 국외재산도피 혐의 이외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미경 부회장과 이재환 대표도 배임 범죄의 공모자로 사법처리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CJ가(家) 오너 3남매가 모두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CJ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이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CJ㈜가 2005년 CJ아메리카의 부실 계열사를 인수해 60억 원대의 손실을 입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하는 CJ아메리카를 부당 지원할 목적으로 이 회장이 자신의 비자금을 관리해온 관재팀에 지시해 인수작업을 진두지휘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부실 계열사 인수를 통한 이 회장의 부당지원행위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이미경 부회장에게 규정상 줄 필요가 없는 회사 돈 수십억 원을 급여 명목으로 부당 지급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2004년 미주판매법인인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으로 선임된 이미경 부회장은 그 동안 주로 그룹의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을 총괄해왔다.
검찰은 이 회장이 동생인 이재환 대표에게도 부당지원을 해온 정황을 포착했다. 이 회장은 2004년 CJ㈜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PT CJ인도네시아'의 판매 및 영업조직을 인도네시아에 소재한 이재환 대표 소유의 제3의 법인에 무상으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부당지원 때문에 CJ㈜와 PT CJ인도네시아가 8년 동안 수십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PT CJ 인도네시아는 CJ㈜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으로 바이오 사업 확대를 위해 설립됐다.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으로 일본 도쿄(東京)의 번화가인 아카사카(赤坂) 소재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은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임대수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해외 비자금을 국내로 들여와 경기도 화성의 부동산 개발에 투자해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도 이를 다시 해외로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탈세와 국외재산도피 혐의에 추가할 방침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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