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도시대상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상징탑을 시내 2곳에 줄줄이 세워 시장 치적용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한 기관에서 주는 상을 두 차례 받은 순천시가 같은 내용의 기념탑을 번번이 설치해 예산 낭비성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다.
23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주관한 도시의 날 대통령상을 받은 것을 기리기 위해 기념탑(오른쪽 사진)을 설치 중이다.
2000년부터 13년째 이어온 도시대상은 행사를 주관한 이 학회가 상을 받기 위해 신청한 지방자치단체만을 대상으로 각 도시의 성과를 평가해 주는 상이다. 시는 이 학회로부터 2012년과 현 조충훈 시장 재임시절인 2003년 등 두 차례 같은 상을 수상했다.
시는 지난해 받은 도시대상을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달초 조례동 호수공원에 기념탑을 세우고 있다. 기념탑의 모양은 도시대상 상패와 같은 디자인을 확대해서 제작했다. 높이 4m 규모의 기념탑은 화강석으로 제작되며 이달말 완공 예정이다. 건립 비용은 상패를 디자인한 작가에게 지급하는 저작권료와 설계비 2,0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6,000만원에 이른다.
앞서 순천시는 지난 2003년에도 도시대상 수상 기념탑을 세웠다. 당시 기념탑은 현 조 시장이 민선 3기 재임시절인 2004년에 순천팔마체육관 맞은편 연향3지구 택지개발 내에 건립됐다. 폭 4m 높이 6m에 달해 이번 기념탑보다 훨씬 큰 규모로 약 2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대해 지역 일각에서는 시장 치적용으로 비춰질 수 있는 지나친 자화자찬이며 시 예산을 낭비하는 전시행정의 전형이라 비난하고 있다.
시민 김모(58·조례동)씨는 "큰상을 받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상을 받을 때마다 기념탑을 세운 것은 과잉 홍보"라며 "수억원의 시민 혈세를 들여 같은 내용의 기념탑을 2개씩이나 세워 선전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도시이미지를 한층 높이고 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기념탑 건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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