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70ㆍ)씨가 자신의 소설 사재기 파문과 관련해 23일 "해당 출판사인 '자음과모음'에 대해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씨는 이날 서울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물이 튄 김에 나서서 깨끗이 청소한다는 차원에서 젊은 작가, 법조계 인사들과 함께 과태료 처분에 불과한 현재의 관련 법 개정 등에도 앞장서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사재기를 한 출판사나 저자에게 형사처벌이 아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처분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기자회견에는 천주교 인권위원회 변호사들과 한국출판인회의 윤철호 부회장 등이 함께 했다.
황씨는 "인터넷 포털에 내 이름을 검색하면 치욕스러운 '사재기'라는 말이 동시에 뜰 정도로 가 출판시장을 어지럽힌 도서로 각인됐으나 출판사의 직접적인 해명도 없을뿐더러 출판사 강병철 대표 역시 연락두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사장인 김형태 변호사는 명예훼손뿐 아니라 출판사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지울 수 있으며, 독자들이 고소하면 사기죄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등단 50년 기념작인 를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기 위해 사재기한 것으로 밝혀지자 바로 절판시킨 황씨는 "이번 사태가 전업 작가로서 개인의 불명예로 그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며 "만연한 출판계 사재기 행태를 뿌리뽑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는 사재기 대행업체까지 버젓이 운영되는 실정"이라며 "사재기가 증시 조작 같은 범죄행위이자 사회악임을 자각하고 서점들 스스로도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서점들에게 지난 5년 간 베스트셀러 도서 판매자료를 출판물불법유통 신고센터에 제공하도록 요청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신상순선임기자 sssh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