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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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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쉐프'

입력
2013.05.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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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요리는 음식을 만드는 행위와 그 결과물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다. '쉐프'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바로 그 프랑스 미식을 향한 요리사의 도전을 담은 영화다.

알렉상드르(장 르노 분)는 미슐랭 3스타 급으로 오랫동안 인정받아온 전설적인 요리사. 하지만 레스토랑 소유주의 젊은 후계자는 그의 요리가 이젠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자꾸 내쫓으려고만 한다. 새로운 봄철 메뉴가 음식 평가단의 별점을 받지 못하면 레스토랑에서 쫓겨나고, 이제껏 쌓아온 자신의 명예가 먹칠 당할 위기다. 전전긍긍하던 알렉상드르는 천재적인 요리 실력을 가진 페인트공 자키(미카엘 윤)를 알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벋어나려고 한다.

음식 영화답게 인물의 감정이나 사건의 키포인트들은 음식을 통해 표현된다. 알렉상드르가 한줄기 희망을 찾은 건 '숭어와 호박 요리'에서다. 자신이 1997년 개발해놓은 요리를 자키가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결국 알렉상드르는 자신의 요리를 전부 꿰차고 있는데다 요리의 냄새 만으로 감자의 생산지를 구분하고 가지가 너무 익었는지를 감별해내는 자키의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해 수제자로 삼게 된다. "채소가 말하는 걸 귀담아 듣는다"는 자키를 보며 알렉상드르는 음식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예전의 자신을 떠올린다.

분자요리를 놓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재미있다. 최신 트렌드로 자리잡는 분자요리는 기존 요리의 질감이나 구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재료가 가진 최상의 맛을 이끌어내는 요리. 여느 주방과 달리 분자요리를 하는 곳은 플라스크 시험관과 주사기, 튜브들이 가득한 실험실 같은 공간이다. 자키가 초빙한 스페인의 분자요리 전문가는 털도 뽑지 않은 야생 오리 한 마리를 가져와 질소가스를 쐬어가며 주사위만한 큐브 모양의 요리를 해서 내놓는다. 하지만 그 맛은 화학약품을 씹는 느낌. 분자요리란 요란스럽기만 하지 도대체 요리라고 할 수 없다는 조롱이다.

알렉상드르는 논문심사를 앞둔 딸을 위해 추억의 브리오슈 빵을 직접 만들어주며 진정 자신이 무엇을 위해, 또 누굴 위해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지 깨닫는다. 행복과 정이 담긴 프랑스 요리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경쾌하게 그려낸 코믹 드라마다. 30일 개봉하며 상영시간은 85분. 전체 관람가.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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