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사실상의 신당 만들기 과정에 들어섰다. 그가 그제 출범을 알린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안철수 신당'의 배양지로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인재 영입 및 지지세 확보를 위한 민주당과의 경쟁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안 의원 스스로는 이런 관측을 일단 부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민 삶의 문제'가 '내일'의 가장 큰 연구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연구소는 정당 구성이나 선거의 인재 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일'의 이사장을 맡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행로에 대해 "정당 창당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과의 관계는 앞으로 판단할 문제이지 미리 결정할 게 아니다"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두 사람의 말을 합치면, 연구소가 그대로 정당 조직으로 전환하지는 않겠지만, 신당 창당으로 가는 연결 통로나 정치적 충원의 창구는 얼마든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안철수 신당'이 사실상의 출범 절차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지난달 노원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현실 정치에 깊이 발을 담근 이후로도 그는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제1야당인 민주당에 뚜렷이 선을 그어왔다. 이와 함께 그에 대한 유권자 지지도가 민주당을 웃돈다는 점에서 그는 이미 여야의 중간에 위치한 '가상의 제3당' 대표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사람을 배치하는 형식 절차만이 남았을 뿐이다.
물론 그런 절차에만도 걸림돌은 적잖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거쳤지만, 그에 대한 전국적 지지는 여전히 가상 대결에서만 확인됐을 뿐이다. 더욱이 이런 가상적 지지의 주된 바탕이 여야를 막론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인데, 신당 창당 과정은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성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절감한 정당의 중요성을 잊을 수도 없어 앞으로 실제 창당에 이르는 매 단계가 선택의 고비일 수 있다. 가혹해 보이지만 어차피 넘어야 할 고비이고, 또 그래야만 제대로 다음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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