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웃음의 양에 달려 있다'고 의 저자 제임스 윌스는 주장한다. 한바탕 웃고 나면 자율신경계가 자극 받아 맥박이 빨라지며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웃음으로 장기들이 자극을 받으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체내의 항암물질도 증가한다고 한다. 웃음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통증을 완화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에서 희극은 열등한 사람을 모방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바보 캐릭터를 통한 우월감이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든다. 웃음은 사회적으로 공인된 정상성에서 벗어난 상황을 통해 유발된다는 것이다. 또 웃음은 과도한 표현, 전도, 전이, 상황의 불일치, 이질적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발생한다. 이런 요소를 두루 갖춘 영화가 '7번방의 선물'이다. 흉악범들이 모인 교도소 7번방에 이상한 놈이 들어왔다. 6살 지능의 용구다. "이용구, 1961년 1월 18일 태어났어요. 제왕절개. 엄마 아팠어요. 내 머리 커서." 자기소개만으로도 폭발웃음이 터졌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 '아이 앰 샘'의 숀 펜, '말아톤'의 조승우, '마더'의 원빈까지도 지적장애인의 정체성을 최루와 웃음의 소재로 도구화했다.
문학에서는 풍자나 해학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타인을 조롱하는 폭력적인 비웃음이 아니다. 세상의 부조리를 조롱하면서 웃는 모두의 웃음을 지향한다. 풍자는 잘못이나 모순을 빗대어 비웃는다. 겉으로 절망의 모습을 취하나 속으로는 이상을 추구한다. 해학은 너그러움과 애정을 바탕으로 웃음을 준다. 작은 것을 드러냄으로써 큰 것을 추락시킨다. 부조리를 치밀하게 꼬집는 웃음의 터가 문학이다.
특히 김유정의 소설은 희화적이다. 등장인물들의 우직하고 엉뚱한 행동이 있다. 소설 '안해'의 한 장면이다. "없는 놈이 양이나 좀 적어야지 이렇게 대구 처먹으면 너 웬밥을 이렇게 처먹니 하고 눈을 크게 뜨니까 년의 대답이 애난 배가 그렇지 그럼. 저도 앨 나보지 하고 샐쭉이 토라진다. 압따 그래. 대구 처먹어라. 낭종 밥값은 그 배, 따기에 다 게있고 게 있는 거니까. 어떤 때에는 내가 좀들 먹고라도 그대로 내주고 말겟다. 경을 칠년, 하지만 참 너모 처먹는다." 구어적인 속어 감각과 육담이 조형된 특이한 세계다. 현실의 아픔을 웃음으로 치환시킨다. 지독한 궁핍, 믿을 것이라곤 몸뚱아리뿐인 주인공들은 삶의 무게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격하시키며 압력 자체를 일소시킨다. 열악한 조건에 맞서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생활인 특유의 활력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들은 거대한 힘에 맞서서 도전하는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표출하는 삶의 에너지로서 웃음의 발산을 경험한다.
웃음은 좋은 기억과 긍정적 정서를 되살리는 힘이 있다. 괴로움을 추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의 관심을 밖으로 돌려 상황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웃음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힘겨운 노력이자 의지다. 웃는 사람은 세상에 마음을 열고 있다. '당신은 '사탕'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해하는 사람은 모든 것에서 웃음의 요소를 발견한다. 괴테의 말이다.
황효숙 가천대 외래교수, 간호사ㆍ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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