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부의 연구에 따르면, 영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성인이 현지에서 의사 소통을 하는 데는 5~7년이 걸린다. 영어의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를 할 줄 아는 성인은 500~1,000 시간의 별도 교육이 필요하다. 한국인의 경우 10년간 영어 교육을 받았으므로 현지에서 하루에 두 시간씩만 영어 공부를 한다면, 1년 후 상당한 수준의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영어 학습 내용'이나 하루 두 세 시간의 'input'이란 것이 교재 몇 권의 완성이나 단어 실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적어도 '정통성 있는 영어 교재 (authentic materials)'여야 하고, 그 내용이 중산층 원어민의 일상 영어여야 하며, 원어민과 통하는 영어라야 한다. 현지 영어의 관점에서 보면 히스패닉계의 영어 배경과 한국인의 영어 배경은 상당히 다르다. 사람마다, 문화 배경마다 다른 소양과 자질은 MI(Multiple Intelligence)라는 '다중지능'이론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가령 미국 내 한인 교포들의 한국 신문 열독률은 99.5%로 일본계나 중국계보다 훨씬 높다. 이는 조국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순전히 영어 습득 관점에서만 본다면 현지 적응에는 그만큼 장애가 된다. 한글 신문에 매달리고 한국인끼리의 소통에 주력하다 보면 영어를 잘 할 수 길은 멀어지기만 한다. 마음만 먹으면 대화 연습 상대도 현지 원어민이고, 신문도 방송도 원어인데, 정작 영어는 늘지 않고 '영어에 관한'상식과 문화적 이해만 느는 것이다.
성인 ESL 교육법 중에는 'SPEAKING'이라는 방법이 있다. 즉 'S=Setting'은 다양한 상황과 접하는 것을, 'P=Participants'는 접촉하는 원어민들의 범위를 자신의 직업과 계층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뜻한다. 'E=Ends'는 원하는 목표를 정하고, 'A=Act Sequence'는 말의 내용 및 그와 연결되는 문장 형태까지 학습하듯 배워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K=Key'는 대화체의 mood, manner, tone 등을 중점으로 공부하고, 'I=Instrumentalities'는 상황별 도구, 수단의 변화-즉, 문자로는 going to로 쓰지만 발음은 gonna로 변하는 것 등-를 관심을 갖고 익혀야 함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N=Norms'는 말투와 문화 등 대화 규범을 중시할 것, 'G=Genre'는 말의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맞게 말의 용도를 분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Hi'와 'Hello'의 용법이 각각 다른 것처럼 말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