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한국인 245명은 누구일까.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2일 실명을 공개한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는 총 5명으로 모두 재계 인사들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수영(70)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장은 2008년 4월 28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RICHMOND FOREST MANAGEMENT LIMITE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1978년 동양화학(OCI 전신)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2001년 제철화학을 인수 합병해 사세를 키웠으며 2004년부터 6년간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지낸 산업계의 원로다. OCI 측은 이날 “이 회장이 2006~2008년 미국 자회사인 OCI 엔터프라이즈의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보수 100만달러를 버진아일랜드의 개인계좌에 넣어뒀으나 2010년 폐쇄한 뒤 미국 계좌로 옮겼다”며 “신고와 납세가 누락됐으면 즉시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동생인 조중건(80)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는 2007년 6월 19일 ‘Kapiolani Holdings Inc’를 세웠다. 대한항공 측은 “조 전 부회장이 퇴직한 후 회사와 아무 관계도 맺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조욱래(64) DSDL 회장과 장남 조현강(37)씨도 2007년 3월 15일 ‘Quick Progress Investment Inc’를 세웠다. 조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1977년 당시 효성그룹의 3대 주력사인 대전피혁을 물려받으며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계열사를 8개까지 늘렸으나 1997년 외환위기 때 효성기계가 부도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는 동성개발(DSDL 전신)로 재기해 부동산개발과 임대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DSDL 측은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나머지 240여명 중에는 재벌그룹의 관계자, 개인사업자, 법인 등이 포함돼 있다고 뉴스타파 측은 밝혔다.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는 “현재까지 신원을 확인한 사람이 20여명이며 이름을 대면 알만한 재벌그룹의 관계자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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