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기생충에 감염된 국민이 1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 후진국형 기생충으로 불린 회충은 자취를 감췄고 민물생선을 날로 먹을 때 감염되는 간흡충이 대부분이었다.
22일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전국 2만3,956명(9,000가구)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대변검사 등 '장내 기생충 감염 현황조사(8차)'를 실시한 결과 감염률이 2.6%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인구(2010년 기준 4,900여만명)으로 환산하면 약 130만명이 감염자로 추정됐다. 2004년 실시한 7차 조사 때 감염 추정 인구 180만명에 비해 50만명 감소했다.
조사 결과 장내 기생충 11종 중 간흡충 감염률이 약 71.5%(93만2,540만명)로 가장 높았으며 편충(15.8%ㆍ20만5,000명) 요코가와흡충(10%ㆍ13만명) 순이었다. 요충은 아예 나오지 않았고 회충 등 나머지 7개 기생충은 2% 이내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회충 구충 등 토양을 매개로 감염되는 후진국형 기생충은 인분을 퇴비로 쓰거나 맨발로 다니던 과거에는 감염률이 높았으나 요즘에는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감염률이 가장 높은 간흡충과 요코가와흡충은 민물생선을 날로 먹을 때 주로 감염된다.
지역별로는 참붕어 등 민물고기가 풍부한 낙동강과 영산강을 끼고 있는 경북(8.54%), 전남(7.56%)에서 가장 높았고 강원도(0.09%)가 가장 낮았다. 농촌의 감염률이 도시보다 2배 높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간흡충은 담관암(간에서 담즙을 만들어내는 부분)의 원인이 되는 만큼 민물고기를 충분히 익혀 먹고 (민물고기를) 조리한 칼이나 도마 등은 반드시 뜨거운 물에 3초 이상 소독해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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