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정은 저마다 다르지만,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하는 임무는 같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 에이스다. 하지만 KIA 윤석민(27)도, 두산 니퍼트(32)도, 삼성 장원삼(30)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니퍼트의 어깨가 가장 무거웠다.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최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해야만 했다. 두산은 이미 선발진과 불펜진이 초토화된 상황. 현재 1군 엔트리에 등록된 12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니퍼트였다. 특히 전날 경기에선 벤치 클리어링까지 벌이며 대패(7-15)를 당해 분위기 반전용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니퍼트 마저 무너졌다. 2011년 국내 무대에 데뷔한 이후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까지 썼다. 최고 151㎞의 직구, 최고 시속 148㎞까지 나온 투심의 위력은 여전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도 좋았다. 문제는 6회 나온 집중타. 4안타 1볼넷을 한꺼번에 내주며 5실점했다. 이날 성적은 5.1이닝 9안타 2볼넷 7실점. 앞선 7번의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던 에이스다운 위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팀도 4-8로 패했다. 넥센은 전날에 이어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두산을 연파, LG에 패한 삼성을 0.5경기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윤석민의 투구 내용도 좋지 못했다. 이날 광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동안 8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5회 1사까지 105개의 공을 던질 만큼 제구도 흔들렸다. 1회 2사 1ㆍ2루에서 5번 김태완에 1타점 좌월 2루타를 얻어 맞았고 3회엔 어이없는 보크까지 범해 추가 실점 했다. 팀은 1-3으로 패했다. 단순한 1패라고 생각하기엔 상처가 깊었다. 한화는 올 시즌 KIA전 5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고, 김응용 한화 감독도 친정인 광주에서 제자인 선동열 KIA 감독을 상대로 의미 있는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17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던 삼성 왼손 에이스 장원삼도 고개를 숙이긴 마찬가지였다. 장원삼은 대구 LG전에서 3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반면 LG 선발 리즈는 9회까지 3안타 3볼넷 7삼진 1실점으로 완투했다. 최근 6연패 부진을 털고 한국 무대 3년 만에 거둔 첫 완투승이었다. LG는 권용관과 문선재의 홈런 두 방을 비롯해 장단 15안타를 몰아쳐 9-1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친정팀으로 복귀한 권용관은 SK 시절이던 2011년 8월14일 넥센전 이후 647일 만에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인천에서는 NC가 SK의 추격을 4-3으로 따돌렸다. NC 이호준은 친정팀을 상대로 시즌 8호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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