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미사일은 핵 자체의 파괴력보다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전자기파(EMP) 폭탄 효과 때문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핵 전문가 피터 프라이 박사가 주장했다.
이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 22일자 지면에 실린 공동기고문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소형 핵탄두를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북한이 미국 본토 상공에 핵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저위력 핵무기일지라도 많은 방사선을 방출해 전산망을 마비시키는 EMP 폭탄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EMP 폭탄은 현대 문명과 3억명 미국인의 생명을 지탱하는 통신, 교통, 금융, 재무, 식량 등의 인프라를 파괴할 수 있으며 시스템 마비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가 북극기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이 남극궤도를 도는 위성을 활용해 ICBM을 쏜다면 방어할 대책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기인 2006년부터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애쉬톤 카터 현 국방부 차관이 북한 장거리미사일 대포동 2호를 파괴하는 선제타격을 주장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제공격 시기를 놓치면서 북한은 이후 세 번의 핵실험에 성공했고 초보적 수준이던 ICBM 기술을 끌어올려 오늘날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북한이 동해안에 단거리 발사체 6기를 쏜 것에 대해 "서방세계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라고 평가하며 "버락 오바마 정부가 이런 작은 불꽃놀이를 무시하고 핵탄두 탑재 장거리미사일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북한의 ICBM 개발을 막을 국지적 정밀타격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한국, 대만, 이스라엘, 영국 등 동맹국들과 EMP 공격에 대한 방어망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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