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에 만들어진 하수관거(배수로)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작년 9월 중구 을지로입구역 부근 남대문로에서 발견된 근대식 적벽돌 배수로와 올 초 덕수궁과 서울광장 지하에서 잇따라 발견한 배수로 중, 이미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덕수궁 배수로를 제외한 2곳에 대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배수로가 문화재로 지정되면 국내 최초의 지하시설물 문화재가 된다.
서울광장 밑 배수로는 227m에 이르며 1910년 전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남대문로 밑 배수로는 601.3m에 달하며 이들 배수로는 서울시가 작년 하수관거 침수방지 사업으로 하수도 공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서울시가 문화재적 가치를 주목하는 이유는 ▲조선 개국 이래 수백 년에 걸친 하수체계를 근대적 기술을 도입해 재구축했고 ▲국내의 다른 곳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렵고 ▲근대 하수도 기술을 알 수 있어 토목기술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발견된 배수로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광통교지, 수표교지 등의 유적이 있는 청계천의 지류"라면서 "청계천의 역사와 연계해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배수로가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1910년쯤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배수로를 만든 주체가 누구인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국내 최초로 지하시설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으로 의미가 있어 추후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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