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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아름다움이란… 원전연주의 대표선수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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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아름다움이란… 원전연주의 대표선수들이 온다

입력
2013.05.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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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작곡 당시 악기와 편성, 주법으로 재현하는 원전연주는 2차대전 후 유럽에서 영국과 벨기에, 네덜란드 중심으로 발달했다. 처음에는 바흐 이전 고음악의 본디 모습을 찾으려는 학문적 연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현대악기 연주자도 바로크나 고전시대 음악을 할 때는 원전연주 스타일을 수용할 만큼 입지를 굳혔다. 옛날 악기들은 요즘 것보다 소리가 작고 편성도 크지 않아 극적이고 화려한 맛은 덜하다. 대신 이런 시대악기를 쓰는 원전연주는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강하고 자극적인 소리에 지친 귀를 씻어준다.

원전연주의 본고장인 영국과 벨기에를 대표하는 연주단체가 초여름 한국 무대를 나란히 찾아온다. 벨기에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가 이끄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그리고 영국의 원전연주 단체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이다. 한국인 소프라노 임선혜는 독창자로 양쪽 공연에 모두 참여한다. 투명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가수다. 1998년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C단조 미사'로 유럽에 데뷔한 이래 세계적인 거장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최고의 무대들에 서고 있다.

2006년 첫 내한공연에서 바흐'B단조 미사'로 잊지 못할 감동을 전했던 헤레베헤는 7년만인 이번 무대를 모차르트의 마지막 음악들로 준비했다. 31일 용인 포은아트홀에서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교향곡 38번, 40번, 41번을 연주한다. 이어 6월 1, 2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함께 '레퀴엠'을 연주한다.

헤레베헤는 오늘날 가장 신뢰받는 지휘자 중 한 명이다. 바로크 이전 고음악뿐 아니라 베토벤ㆍ말러ㆍ브루크너의 교향곡 같은 고전ㆍ낭만 음악, 20세기 현대음악인 쇤베르크와 스트라빈스키 곡까지 두루 지휘하고 음반으로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동행하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는 모두 그가 창단한 것이다. 바로크음악 합창단으로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18~20세기 음악을 연주할 시대악기 악단으로 1991년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독일 바로크음악, 특히 바흐 성악곡 연주에 독보적인 단체로, 지금은 바로크 이전 르네상스 음악과 근현대 오라토리오까지 레퍼토리를 넓혔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파리 샹젤리제 극장과 벨기에의 팔레 데 보자르에 상주하고 있다. 모차르트 '레퀴엠'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외에 4명의 독창자가 필요한데, 임선혜(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하마슈트룀(알토), 벤저민 흘릿(테너), 요하네스 바이서(베이스)가 출연한다.

영국 악단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은 원전연주 1세대 스타인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1973년 창단했다. 2006년 호그우드는 음악감독 자리를 리처드 이가에게 물려줬다. 호그우드가 이끌던 시절에 비해 정체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존 엘리어트 가디너가 이끄는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와 더불어 영국을 대표하는 원전연주 단체다.

모차르트 음악으로 찾아오는 헤레베헤 일행과 달리, 영국 바로크음악을 대표하는 퍼셀과 헨델을 포함해 비발디, 바흐, 코렐리, 하이든, 모차르트 등 다양한 곡으로 무대를 꾸민다. 음악감독 리처드 이가 대신 객원악장으로 파블로 베즈노슈크가 온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출연하는 18일 공연은 구성이 재미있다. 비발디의 '사계'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악장 끝에 임선혜가 나와 퍼셀과 헨델이 남긴 가곡과 아리아를 노래한다. 각 계절에 맞게 고른 곡들이다. 19일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바이올린 보얀 치치지, 파블로 베즈노슈크)을 비롯해 코렐리,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음악으로 다채로움을 더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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