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오클라호마주를 강타한 토네이도의 위력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600배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앞서 이번 토네이도의 규모를 후지타4(EF4)라고 밝혔다가 최고 등급인 EF5로 수정했다. 토네이도는 바람의 세기와 피해 규모에 따라 EF0~5까지 6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EF5급의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빈도는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AP통신은 기상학자들이 토네이도가 생성 단계부터 소멸되기까지 뿜어낸 에너지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결과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8배에서 최대 600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토네이도의 최대 피해 지역인 무어시에서는 21일 구조작업을 마무리했다. 사망자는 24명, 부상자는 2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토네이도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시면서 목숨을 걸고 학생을 구한 교사들의 이야기가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토네이도의 직격탄을 맞은 무어시 플라자타워스 초등학교 교사 론다 크로스화이트는 강풍이 불자 4학년 학급 학생들을 데리고 화장실로 피신했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자 그는 아이들 위로 몸을 굽혀 떨어지는 건물 잔해를 막았다. 크로스화이트는 "누군가 뒤에서 나를 때리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겁에 질린 아이들이 "선생님, 사랑해요, 죽지 마세요"라고 외치자 "걱정 마라, 내가 지켜줄 테니까"라고 말하며 안심시켰다.
40여분간의 악몽이 지나간 뒤 크로스화이트와 학생들은 구조대원에게 발견돼 현장을 빠져 나왔다. 발견 당시 그는 3명의 아이들을 몸으로 덮고 있었다. 데미언 브리튼(9)은 "선생님이 몸으로 우리를 감쌌다"며 "우리가 '붙잡을 게 있어서 괜찮다'고 말했더니 곧바로 다른 친구에게 다가가 그 위를 덮어줬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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