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동ㆍ서쪽 끝 도시다. 양 도시의 만남은 동서문명간의 '신(新) 실크로드'를 예고하고 있다. 경북도가 추진 중인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경주실크로드학 정립을 통해 지구촌의 경제영토를 넓히고, 신 한류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무함마드 깐수'로 널리 알려진 정수일(79)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동참한 이 프로젝트는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경주가 실크로드의 거점도시' 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영문과 중문으로 실크로드 학술지를 발간하고, 논문학술상을 제정하며, 실크로드 대사전 및 대감,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중국 산시성과는 4월초 우호협력을 체결했고,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의 실크로드 도시와도 손을 잡는다.
도는 범국민적 동참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실크로드 탐험대'를 이미 가동했다. 전국 대학생과 경북도내 23개 시군 공무원, 여행작가, 사진작가, 탐험전문가 등 75명이 동참한 1차탐험대는 지난 3월21일∼4월6일 17일간 경주를 출발해 중국 시안까지 버스와 SUV 차량, 배, 도보로 5,066㎞를 누볐다. 국내에선 경북 상주의 명주박물관과 허씨비단직물 공장, 옛날 항포구가 있던 경기 화성시 당성 등을 누빈 후 평택항에서 중국행 페리호에 올랐다.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 입항한 탐험대원들은 신라인들의 집단 거주지인 신라방의 흔적을 더듬고, 해상왕 장보고가 세운 적산법화원을 찾았다. 양저우에서는 과 을 썼던 최치원 기념관을 둘러봤다. 항저우의 실크박물관과 신라왕자 김교각이 설법하다 가부좌를 튼 채로 입적한 구화산(九華山)에 오르는 등 선조들의 실크로드 흔적을 ?았다. 탐험대는 또 중국 현지에 세워진 우리나라 고승의 유일한 기념비인 '신라국혜초기념비'를 찾아 대청소를 벌였다. 시안에 있는 이 기념비는 2001년 6월 건립된 후 방치돼 붕괴 위험에까지 처했으나 최근 불교계와 경북도, 시안 한인회가 12만위안(한화 2,170만원)을 지원키로 하면서 7월초 제 모습을 찾는다.
실크로드 2차탐험대 20여명은 7월17일 시안을 출발, 둔황과 투루판 등을 거쳐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이란을 거쳐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 개막식이 열리는 8월31일 이스탄불에 입성한다.
정수일 소장은 "실크로드는 단순히 비단이나 소금 등 물자만 왕래한 곳이 아니라 문명이 교류한 길"이라며 "경주가 실크로드의 동단 도시라는 사실을 국제학회에서 꼭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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