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 노트르담 성당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한 극우파 활동가가 21일 목숨을 끊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동성결혼법을 발효한 지 사흘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동성간 결혼과 입양에 반대하는 등 극우 성향의 글을 써온 도미니크 베네(78)가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노트르담 성당 내 제단에 유서를 놓고 자살했다. 그가 자신의 몸에 총을 쏘아 자살할 당시 성당 안에 있던 1,500여명은 긴급 대피했다.
베네는 일찌감치 군대에 자원, 알제리독립전쟁(1954~1962)에 참전했으며 알제리 독립에 반대한 극우 불법 군인단체인 육군비밀결사대(OAS)에서 활동하다 수감되기도 했다. OAS는 알제리 독립을 인정한 샤를 드골(1890~1970) 전 프랑스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시도하는 등 극단적 성향을 보인 보수단체다.
전역한 후에는 우파적 시각에서 전쟁과 군대, 역사 등에 관한 글을 써왔다. 최근에는 동성결혼 합법화와 북아프리카인 이민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베네는 18일 정부가 동성결혼법을 발효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극도로 불쾌한 법이 통과됐다"며 "잠에 취한 이들을 깨우고 마취된 의식을 뒤흔들기 위한 극적이고 상징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글을 썼다. 경찰은 그의 유서에도 비슷한 내용이 적혀있다고 말했다.
베네의 출판인 피에르 기욤 드 루는 "베네의 죽음은 전후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1925~1970)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소설 와 등을 쓴 일본의 극우 작가 미시마는 천황제 회귀와 군국주의를 주창하며 1970년 할복 자살했다. 베네는 다음달 신작 를 출간할 예정이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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