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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Rhythmic Manipulation (영어의 운율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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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Rhythmic Manipulation (영어의 운율 활용)

입력
2013.05.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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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판사가 판결문에 ‘He was reproached and ridiculed by radio. He was criticized and condemned by commentators…..’라고 적어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혐의 내용보다 관심을 끈 것은 각 단어의 초성 R소리와 C의 음을 살려 두운 효과 리듬을 활용한 까닭이다. 어떤 주유소는 ‘Put a tiger in your tank’라는 안내판을 내걸고 자기네 석유를 tiger로 비유하여 연료통 tank와 첫 소리 조화를 이룬 예도 있다. 벽난로(hearth) 가게가 ‘Hearth and Home’라고 상호를 정한 것이나 우유 권장 광고에서 하루에 우유를 1 pint(=0.47 liter)씩 마시라는 의미로 ‘Drink a pint of milk a day’라고 쓴 것도 모두 표현의 리듬을 고려한 것이다. 신속한 세금 환급 서비스를 fast Refund대신 ‘Rapid Refund’(신속한 환급)라고 즐겨 쓰는 이유도 초성의 반복 리듬이다.

현대인 누구나 D-Day, H-Hour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D와 H는 특별한 단어의 약자가 아니라 행동 개시의 날짜(day)와 시간(hour)에 맞는 첫 글자를 첨가하여 쉽게 기억하도록 만든 것이다. 어느 자동차 회사는 Fit and Finish라는 문구를 내걸었고, 달리기 요령 중에는 Fit Feet and Finish Faster 같은 문구도 있는데 모두 F로 시작되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리듬어의 유용성과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여기엔 How now brown cow처럼 한 줄에 리듬이 연속되는 Internal Rhyme이 있고 각 줄의 끝소리를 똑같게 하는 각운(脚韻ㆍEnd Rhyme, Tail Rhyme)도 있다. 모두가 의성어(Onomatopoiea)를 활용하는 경우인데 Bubbles, bubbles in the air, Bubbles, bubbles on the chair처럼 두운, 각운을 혼용한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에서 알파벳을 소개하며 An Amazing Alphabet라고 말하는 것이나 꼬마들의 동요(Nursery rhyme) Brown Bear, Brown Bear도 같은 이치다. 어린이들의 75% 이상은 이러한 소리의 율동 때문에 읽기와 말하기에서 더 흥미를 더 느끼고 성인도 이러한 운율에 더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광고 카피나 간판, 신문 잡지의 제목 등에서는 이러한 운율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관용구나 은어 중에도 이러한 활용이 무수히 많은데 표현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 못지않게 표현이 방법과 기법을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crack a joke(농담을 하다) as it as a fiddle(딱 보기 좋은 몸의)을 자세히 보면 전자는 종성의 리듬도 살렸고 후자는 초성의 리듬도 살리고 모음 I의 반복을 통해 요운(腰韻) 효과도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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