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폐업시기를 놓고 본사와 갈등을 빚던 50대 점주가 수면유도제를 과다하게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점주는 곧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16시간여 뒤 지병인 심근경색 악화로 숨졌다.
2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쯤 용인시 기흥구 한 상가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하던 A(53)씨는 본사 직원과 함께 술을 마시던 도중 폐업시기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인근 약국에서 구입한 수면유도제 40알을 삼켰다.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한 수면제와 달리 수면유도제는 비교적 인체에 해가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위세척 등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17일 오전 10시 30분쯤 숨졌다. 병원도 사인이 불명확한 '변사'가 아닌 지병인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인 것으로 판단하고 고인을 '병사'로 처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CU와 본부 임차형(본사가 가게 보증금 5,000만원과 월 임대료 150만원 부담) 계약을 체결하고 3,770만원을 투자했다. 수익의 40%를 A씨가 갖는 형태였지만 지난 8일 지병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U 관계자는 "고인은 신속한 폐업을 희망했지만 회사측은 폐점 절차를 밟으려면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걸로 안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인 제도적인 장치를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의 자살 또는 자살기도는 이번이 올해 들어서만 4번째로 지난 1월에는 경남 거제에서, 지난 3월에는 용인과 부산 수영구에서 편의점주들이 생활고 등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용인=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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