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드기'에 대한 공포로 방충제 매출이 급증하고 국내여행 취소사례가 느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롯데마트 등에 따르면 야생 참진드기가 옮기는 감염증인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 감염 의심환자가 보고된 직후인 15~19일까지 닷새간 방충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늘었다. 이 기간 진드기 퇴치 기능이 있는 제품 매출은 2배 이상 급증했다.
첫 의심환자가 보고되기 전인 이달 1∼14일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살충제 매출이 26.9%, 진드기 퇴치 기능이 있는 방충제 판매가 24.9% 각각 줄어든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모기·바퀴 등 퇴치에 사용되는 상품매출은 줄어든 반면 진드기·곰팡이 등을 퇴치하는 방충제 판매는 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이는 살인 진드기 여파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충제와 함께 야외활동 중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팔에 끼우는 '쿨토시' 매출도 급증했다. 햇볕에 타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진드기 등 벌레 물림도 방지할 수 있어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첫 의심환자 보고 직후인 15일부터 19일까지 롯데마트의 쿨토시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6%나 늘었다.
진드기 공포로 국내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아직 여행사나 항공사에 예약 취소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주부들이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에 보면 어린이나 노인과 함께 가족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 중 취소한 사례가 종종 보인다고 업계는 전하고 있다. 최근 살인 진드기 감염 의심환자 중 한 명이 숨진 제주도는 올레길이나 관광지의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국내 감염 의심사례 조사 결과,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첫 확진 환자는 강원도에 거주하다 지난해 8월에 사망한 63세 여성으로, 보건 당국이 과거에 유사 증상을 보였으나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역추적조사를 벌인 끝에 밝혀졌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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