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향해 "롱퍼터를 한시라도 빨리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우즈가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몸에 퍼터가 닿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의 신설을 밀고 나갔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즈는 "규정이 신설되면 PGA투어 역시 서둘러 규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즈는 롱퍼터 사용 반대를 꾸준히 밝혀왔다. 롱퍼터는 퍼터 끝을 몸에 고정시켜 스트로크하는 방식이다. 실력보다 장비의 게임을 만든다는 지적이 많다. 우즈는 "골프는 14개의 클립으로 스윙하는 스포츠다. 퍼터 끝을 몸에 부착하는 롱퍼터는 스윙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호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롱퍼터 논란이 일자 R&A와 USGA는 21일 퍼터가 몸에 닿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의 신설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지규정이 만들어지면 오는 2016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PGA투어는 두 골프단체의 정책을 따르지 않고 있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PGA투어 사무국은 지난 2월 "롱퍼터 사용금지 규정을 따를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만약 이 규정 시행을 강행하면 커다란 실수가 될 것이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조직인 PGA 오브 아메리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생각이다. 롱퍼터가 일반 퍼터보다 유리하다는 어떠한 데이터나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롱퍼터 논란은 최근 몇 년 새 6개의 메이저대회에서 4명의 선수가 롱퍼터로 우승하며 더욱 심화됐다. 2011년 PGA챔피언십의 키건 브래들리를 시작으로 지난해 US오픈(웨브 심프슨), 브리티시오픈(어니 엘스)에 이어 올해 마스터스에서 애덤 스콧까지 4대 메이저대회에서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논란에 대해 우승자 브래들리는 한 인터뷰에서 "지난 40년간 롱퍼터에 대해 별말이 없다가 갑자기 사용금지 조치를 내려 내가 사기꾼으로 몰렸다"고 억울함을 밝힌 적도 있다.
우즈는 다음달 열리는 US오픈에 출전해 5년 만에 메이저대회 제패에 도전한다. 롱퍼터 사용을 두고 그와 입장이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나설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즈는 "지난 2년간 7승을 거두기까지 쉽지 않아서 더욱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플레이가 계속 안정감을 찾고 있다. 지금이 내 골프 인생의 전성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아기자 lalal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