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가 20일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ㆍ42)에게 ‘인권과 인간 생명, 인간 존엄’에 대한 공로를 인정해 웨스트민스터 상을 수여했다. 이로 인해 중국과 영국의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인권상 수여가 지난해 5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이후 두 나라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양국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캐머런 총리에게 달라이 라마 면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영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지난달 예정됐던 캐머런 총리의 중국 방문이 취소됐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영국 방문도 보류됐다. 중국이 영국에 약속한 80억파운드(1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캐머런 총리와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 등은 시상식 당일 천광청과의 만남을 거부해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천광청은 “캐머런 총리는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며 “어떤 무역 위협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천광청은 자신과 가족, 동료 인권운동가들을 탄압하고 한 자녀 정책에 따라 낙태를 강요한 중국 관리 44명의 명단을 영국 정부에 전달하고 이들의 영국 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법위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부총리,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 등의 이름이 들어 있다.
천광청은 어릴 적 시력을 잃고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으며 중국 정부의 한 자녀 정책에 따른 검색하기">인권 유린 행위를 폭로해 가택 연금됐다가 지난해 5월 탈출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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