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때 2로 밀어가는 강수가 성립해서 흑이 무척 곤란하게 됐다.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흑이 A로 한 번 더 느는 건 백이 9로 단수 쳐서 살아 버리면 귀의 흑돌만 고스란히 잡힌다.
이제 흑이 큰일 났다고 생각됐는데 이세돌이 역시 전투의 달인답게 이 장면에서 기발한 타개수단을 찾아냈다. 좌변을 두다 말고 슬쩍 상변쪽으로 손을 돌려 3으로 끊은 게 교묘한 응수타진이다. 백홍석이 4부터 8까지 응수 하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좌변으로 돌아와 9로 백 두 점을 단수 쳤다.
요석이 잡히면 안 되므로 10, 12로 달아났지만 여기까지 사전공작을 해 놓은 다음 13으로 되단수 친 게 진작부터 노리고 있던 통렬한 뒤집기 한 판이다. 백홍석이 어쩔 수 없이 14로 빵따냈지만 13이 놓였기 때문에 이제는 절묘하게 15로 모는 축이 성립하게 됐다. 이로써 빈사지경에 처했던 좌하귀 흑이 간단히 살아났다.
이후 16부터 24까지 두 선수가 제 갈 길을 고집해서 엄청난 바꿔치기가 이뤄졌는데 이 결과는 흑이 약간 형세를 만회한 셈이라고 한다. 따라서 백은 실전진행보다 처럼 두는 게 더 나았다는 윤현석 9단의 설명이다. 는 A로 젖히는 뒷맛이 고약해서 흑이 손빼기 어렵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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