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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주민과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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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주민과 충돌

입력
2013.05.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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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9월 이후 중단된 경남 밀양지역 765kV 고압 송전탑 공사를 전격 재개한 20일 송전선로가 지나는 밀양시 단장ㆍ부북면 등 4개 면 주민들이 공사재개에 맞서 격렬히 저항했다.

한전은 오전 6시쯤부터 단장면 바드리마을과 부북면 평밭마을 등 송전탑 공사현장 6곳에서 인력과 장비 투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사저지에 나선 주민들이 공사현장으로 통하는 진입로에 드러누워 중장비와 공사 인력 진입을 막거나 송전탑이 세워질 부지를 미리 점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해 대부분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전은 무전기 등으로 주민들 움직임을 살피며 공사를 시도했다.

이날 공사현장 6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개 중대 500여명의 경찰과 119구급대원 등이 배치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공사현장은 인근 동화마을 주민들까지 합세해 30여 명의 주민들이 중장비 진입을 막았고 일부 주민들은 공사현장에 들어가 공사재개를 저지했다. 부북면 평밭ㆍ위양마을 주민들도 공사현장으로 통하는 진입로 입구 나무 사이에 밧줄을 겹겹이 가로 쳐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주민들은 공사 강행 시 목을 매겠다며 나무 4그루에 둥근 형태의 밧줄까지 걸어 놓기도 했다.

공사 저지 과정에서 부상자도 발생해 오전 10시쯤 부북면 평밭마을에서는 주민들과 함께 공사현장 입구를 막고 한전 인부들과 대치하던 이모(76ㆍ여)씨가 실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10시 50분쯤 상동면 도곡리 공사현장에서도 서모(81)씨와 이모(73ㆍ여)씨가 농성 도중 쓰러져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주민들이 막고 있는 진입로를 피해 공사가 진행된 평밭마을 공사현장 등에서는 경찰과 소방대원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서 작업인부들이 나무를 베고 부지를 고르는 작업이 일부 진행됐다.

한전 관계자는"주민들이 장비 진입로를 막고 공사 예정부지에 진입한 단장면 89번 공사 현장을 제외한 나머지 5곳은 일부 구간이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등 파행을 빚었으나 큰 불상사 없이 무사히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계속 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주민들과 대화의 문도 활짝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반면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한전은 거듭된 공사재개 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 어르신 3명이 부상했다"며"한전 측은 더 이상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과의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 송전탑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 생산 전력을 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까지 보내는 시설로, 전체 송전선로는 90.5㎞다. 송전탑 161개 중 109기는 설치가 끝났고 밀양시 4개면을 지나는 52개는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었다.

밀양=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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