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의심 환자 강모씨가 제주에서 숨진 데 이어 유사증상 환자 5명 중 1명도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살인진드기'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될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사망한 강씨는 작은소참진드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유사한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에 신고된 의심환자 5명 중 1명이다. 의심환자 외에 유사증상 환자로 분류된 5명은 질병관리본부가 역추적조사로 가려낸 것으로, 2009년 이후 쓰쓰가무시병, 신증후군출혈열 등 열성질환을 앓았던 환자 수천명 중 명백하게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환자 중 전문가 자문을 거쳐 추려낸 환자들이다. 질본 관계자는 "이중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사인이 SFTS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20일에도 "현재까지 국내에는 SFTS로 인한 (확진)사망자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자 혈액의 바이러스 검체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이를 확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의심환자 5명의 검체조사 결과는 이르면 이번주 중 나올 예정이다.
유사증상 환자 사망에 대해 질본 측은 정확한 사망 시점이나 당시 의료진이 판단한 사인 등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 환자가 SFTS 사망으로 확진될 경우 이미 과거부터 살인진드기 피해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도 "SFTS를 매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 환자가 과거에도 있었지만 병원에서 치료에만 전념하느라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가 확산될지 여부는 작은소참진드기의 번식가능성에 달려 있다. 신이현 질본 질병매개곤충과 연구관은 "개미나 거미 등 천적이 있어 진드기들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최근 진드기들이 피를 빨아먹을 수 있는 숙주동물인 멧돼지, 꿩 등의 개체가 많아지면서 번식 환경이 좋아진 점은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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