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비유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을, 미국이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힌 전사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 생각해달라"며 "미국 대통령이 그곳에 가듯 일본 총리로서 나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아베 인터뷰를 '일본의 귀환'이란 제목으로 1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으며 AFP통신이 다음날 인터뷰 내용을 짧게 타전했다.
아베는 인터뷰에서 "일본의 지도자라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이는 세계의 다른 지도자들이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베는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가 그곳에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지지한) 남부연맹군이 묻혀 있다고 해서 노예제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케빈 독 조지타운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도 야스쿠니 신사에 동일한 주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베는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들을 안치했지만 한국과 중국은 상당 기간 이곳을 방문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갑자기 반대하기 시작했다"며 "그래서 나는 야스쿠니 신사 방문을 자제할지, 계속할지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베는 자신의 과거사 발언 논란에 대해 "나는 역사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으며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만 했을 뿐"이라면서 언론 보도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첫 총리 재임 기간인 2006~2007년 여러 차례 과거사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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