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내 눈을 만지면 내 서러운 마음 모두 잊을까/저 하늘의 별이 내 안에 놓이면 내 두려운 마음 모두 버릴까….’
충남 천안 나사렛대 방송미디어학과 시간강사 현경석(42ㆍ사진)씨가 만든 ‘그대는 모르오’라는 제목의 사부곡(思婦曲)이 화제다. 현씨는 크론병과 망막색소변성증 등을 앓는 아내 변영진(39)씨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이 노래에 담았다.
크론병은 장에 염증이 계속 생기는 질환. 10대 때부터 이 병을 앓은 아내는 현재 염증이 발발해 대장을 거의 다 떼어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씨마저 망막의 기능이 퇴행해 시야가 좁아지다가 실명하는 난치병 ‘망막색소변성증’까지 앓게 됐다.
교회에서 아내를 처음 만난 현씨는 교제 7개월 만인 2010년 1월 결혼했다. 이듬해 건장한 아들도 낳았다. 현씨는 “정기적으로 맞는 면역억제주사를 끊어야 해 임신기간 아내가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하기 힘들었다”며 “임신에 반대했지만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아내의 바람을 꺾을 수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인생의 동반자로서 아내를 지켜보며 느낀 여러 감회를 ‘그대는 모르오’에 담았다. 이 노래는 현씨와 가까운 성악가 고한승(46) 한양대 겸임교수가 불러 지난해 12월 음원으로 출시됐다. 최근 대한장연구학회가 서울 강동구호원아트홀에서 연 ‘힐링토크 콘서트’에선 사연을 담은 영상과 함께 현씨와 고 교수가 이 곡을 부르자 크론병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씨는 “가끔 풀이 죽은 모습을 보이면 아내가 오히려 병은 완치될 거라며 힘을 내라고 응원해준다”며 “평생 사랑하고 의지하며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아내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담은 또 다른 곡을 쓰고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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