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0건이다. 서울시교육청이 3월8일부터 4월12일까지 실시한 영훈ㆍ대원 국제중 종합감사에서 적발한 비리 건수와 내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교사채용, 학교운영, 장학금지원, 회계, 시설공사 계약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으로 비리와 편법을 저지른 것이 확인됐다. 글로벌 인재육성을 위한 곳이란 말조차 부끄럽다.
신입생을 선발할 때 지원자의 인적 사항이나 수험번호를 가리고 성적을 채점하는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또 성적 조작으로 합격생을 예사로 뒤바꾸었다. 영훈중의 경우 2013년 신입생 선발에서 1차 시험(객관식) 성적이 부진한 6명에게 2차 시험(주관식) 만점을 줘 합격권 내에 진입시켜 추첨으로 3명을 입학시켰다. 교감과 입학관리부장, 교무부장이 주도해 벌인 일이다.
이런 수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포함돼 논란이 된 2013년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에서도 그대로 써먹었다. 학부모 사전면담자료를 토대로 미리 합격을 내정한 학생들이 주관식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도 탈락 등수에 머물자 거꾸로 다른 지원자의 점수를 멋대로 깎아버린 정황이 드러났다.
대원중도 규정을 어기고 2010학년도 특별전형(차세대리더 전형)에서 탈락한 학생 20명 전원을 다시 일반전형에 지원하도록 해 15명을 합격시켰다. 그러고는 두 학교 모두 비리를 감추기 위해 지난 3년간 채점표까지 무단 폐기하는 짓까지 저질렀다. 입학비리 말고도 학생을 부당하게 징계하거나 전학시키는가 하면, 이사장이 학교 회계에 부당하게 간여하고, 학교 승인의 조건인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사장 취임승인 취소와 관련자 처벌, 사후조치, 제도개선 등만으로 처음부터 특목고 진학을 위한 특별학교, 귀족학교로 변질한 국제중의 고질적 입시비리와 파행운영을 막기는 어렵다. 목적과 명분은 물론 도덕성까지 잃어버린 국제중의 존폐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번 감사결과는 국제중의 운영성과 평가가 나오는 2015년 상반기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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