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전히 주요 증권사 사외이사나 감사 자리를 금융감독원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 출신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국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31일 주총에서 각각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이종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이진학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삼성증권은 다음달 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사외이사로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선임키로 한 안건을 올린다. 김 전 장관은 기획예산처 예산실을 거쳐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책수석실 비서관을 역임했다. 또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에는 산업자원부 국장 출신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선임키로 했다.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도 대거 포진했다. 김시우 전 금감원 검사총괄 부국장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상근감사로, 박찬수 전 금감원 부원장보와 송경철 전 금감원 부원장은 각각 대신증권과 HMC투자증권의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동부증권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과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낸 정의동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며, 김진안(전 금감원 부국장) 전상헌(전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사외이사도 각각 재선임키로 했다. 신영증권 역시 금감원 출신 김종철 감사위원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 4급 이상 고위직은 퇴직 후 2년간 금융사 등 관계기관 취업을 못하도록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이 강화됐지만, 금융감독 당국 출신의 금융사 취업을 줄이지 못한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시행령을 강화했다고 하지만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퇴직 직전 피감기관 관리나 감독 등을 맡지 않으면 관계기관에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놨다”며 “저축은행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권력형 유착 비리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사외이사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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