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단거리 유도탄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하면서 그 의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거리 3,000~4,000km로 추정되는 중장거리 미사일 무수단 2기를 동해안 지역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의 발사인데다 우리 측 연휴기간을 노린 기습발사라는 점에서 국민 불안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북한이 처한 대외 환경을 감안할 때 이번 발사는 한반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킴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우선 제기되고 있다. 자신들이 내심 기대했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렇다 할 대북 제안이나 선제적인 유화 메시지가 나오지 않은데다 최우방국인 중국마저 대북 압박을 강화하자 북한이 통상적인 도발 위협 전략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오다 대화단계로 넘어갈 모멘텀을 찾지 못한 북한이 일단 군사적 긴장국면을 유지한 채 시간을 벌기 위해 '저강도 무력시위'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 군부가 무력 시위로 남측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에 거부 입장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내부결속용 도발이라는 해석과 13~14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성격이란 견해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과거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1년에 몇 차례씩 발사해 왔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전략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통상 대미 압박을 위한 '관심 끌기용'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발사 날짜를 예고해 왔지만 이번에는 예고도 없었다.
우리 정부도 심각한 도발로는 판단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중장거리 미사일이 아닌 만큼 단순 시험발사나 통상적인 훈련일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도 "북한이 유도탄을 발사하는 등 도발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며 우리와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통상적 입장만 발표했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계속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고 도리어 제재를 현실화한다면 북한은 중거리급 이상 미사일 발사, 서해 NLL 침범, 추가 핵 실험 등으로 다시 긴장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밝힌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일(7월27일)까지는 긴장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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