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가운데 절반가량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민주화운동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보수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등에 난무하는 5ㆍ18에 대한 왜곡과 비방 행태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5ㆍ18기념재단이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 전국 20세 이상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ㆍ18민주화운동 인식조사'결과 드러났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5ㆍ18기념곡 지정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국가보훈처의 판단과 달리 훨씬 긍정적이다.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할 기념곡 제정을 만들기 위해 예산(4,800만원)을 책정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조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가 48%로 가장 많았고, '잘 모르겠다'(28%), '기념곡은 필요 없다'(14%)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새로운 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10%에 불과했다. 보훈처의 새로운 기념곡 제정 시도가 5ㆍ18정신의 계승ㆍ발전과 무관할 뿐만 아니라 혈세 낭비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최근 보수성향의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5ㆍ18에 대한 역사적 왜곡과 비방에 대해 응답자의 57%가 "심각한 수준이다"고 답해 5ㆍ18역사 왜곡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5ㆍ18 역사왜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응답자 57.3%(중복 응답)가 '초중고교의 교육 강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허위유포자 사법처리'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25.9%나 됐다.
이처럼 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논란과 일부 보수단체 등의 역사왜곡 시도에도 불구하고 5ㆍ18을 평가하는 국민들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따뜻했다. 5ㆍ18이 민주화에 기여했는가를 묻는 조사에선 응답자의 63%가 '그렇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5ㆍ18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데에 대해서도 63%가 공감했고, 5ㆍ18이 시민의식과 인권신장에도 기여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65%에 달했다. 이런 5ㆍ18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ㆍ18을 알고 있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2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9%만이 '진상규명이 됐다'고 답해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또 5ㆍ18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는 높은 반면 평소 관심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응답자 중 56%는 5ㆍ18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상세하게 알고 있다'는 응답자도 26%나 됐다. 하지만 '평소 5ㆍ18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전체 37%만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41%였고 '별로 관심 없다'(17%), '전혀 관심 없다'(3.8%) 순이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5ㆍ18을 알고 있는 집단에서 역사적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5ㆍ18민주화운동에 대한 홍보가 더욱 절실한 실정"이라며 "이를 위해 교육 관련 콘텐츠 개발과 홍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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