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조선, 해운 등 3대 부실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규모가 8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경기에 민감한데, 불황이 장기화하면 은행 역시 연체율 급등 등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16개 시중은행의 대기업 여신 221조원 가운데 건설ㆍ부동산 부문 여신은 27조원, 조선은 26조원, 해운은 1조6,000억원이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까지 포함하면 건설ㆍ조선ㆍ해운 부문의 은행권 여신액은 총82조2,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업황이 악화하면서 여신 부실화도 현실화하고 있다. 건설업종은 전체 은행 여신 중 연체 발생 비율이 13.2%, 조선업종은 12.6%나 된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연체여신의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이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맺은 기업에 대해 대출금의 최소 7%,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기업에 대해선 최소 20%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이미 100대 건설사 중 23개 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3대 해운사 중 하나인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이 인수 검토를 위해 실사를 벌인 결과 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인수 불발로 결론 내렸다'는 등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최병오 한은 조기경보팀 과장은 "취약업종의 여신이 부실화할 경우 국내 은행의 건전성이 적잖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충당금 추가적립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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