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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사랑은 타이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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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사랑은 타이핑 중'

입력
2013.05.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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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사랑은 타이핑 중’은 스피드 타이핑 대회라는 이색 소재를 다룬 영화다. 때는 1958년, 프랑스 노르망디. 당시엔 스피드 타이핑이 인기 스포츠였다고 한다. 2차대전이 끝나고 자동차 비행기 등 스피드에 열광하던 시기, 여성들의 타이핑에서도 스피드를 겨루는 대회가 있었던 것. 레지스 르왕사르 감독은 195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타이핑 대회의 모습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 영화를 구상했다고 한다.

노르망디 인근의 작은 마을에 사는 로즈(데보라 프랑수아)는 억지로 결혼을 시키려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노르망디로 올라와 직장을 구한다. 그의 유일한 장기는 타자를 빨리 치는 것이다. 작은 보험사 사장인 루이(로망 뒤리스)의 사무실에 비서로 취직하지만 모든 일이 서툴다. 중요한 계약서를 파쇄기에 갈아버리고, 전화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하지만 로즈의 타자 실력을 본 루이는 스피드 타이핑 대회의 선수로 키울 생각을 한다. 스포츠광으로 승부욕이 강한 루이는 우승을 위해 로즈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맹훈련시킨다. 훈련과 대회가 거듭될수록 두 주인공은 점차 서로에 빠져들게 된다.

성격과 취향은 물론 살아온 환경도 달라 삐걱거림과 다툼을 반복하던 두 남녀가 서서히 사랑에 빠져드는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준다. 뻔한 스토리임에도 시종일관 유머가 넘치고 생기발랄한 로맨스를 보여줘 진한 봄꽃 향기 같은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타이핑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재미난 장면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게 놀랍다.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은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경쾌한 타자 소리로 가득 찬 경기장 풍경이 이채롭다. 격렬하게 타자기를 두드리고, 라이벌과 눈빛 기싸움을 하는 등 코믹한 대회 장면이 세련된 연출과 편집의 힘으로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영화가 달콤한 동화 같은 판타지를 만들어낸 데는 여주인공을 맡은 데보라 프랑수아의 힘이 크다. 그가 뿜어내는 발랄하면서 사랑스런 매력에는 루이뿐 아니라 많은 관객들도 녹아 내릴 것이다. 23일 개봉. 15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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