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남 전 총리 빈소에 조화 보내 직접 애도의 뜻 전달
18일 별세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경제정책과관련해 근거리에서 보좌한 브레인이었다. 박 대통령 부녀(父女)와 대를 이어 인연을 맺은 셈이다.
박 대통령과 고인의 ‘간접 인연’은 박정희 전 대통령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서강학파’의 대부로 활동하던 고인은 69년 박 전 대통령에 의해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공직에 나서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고인이 서강대 교수 시절 출간한‘가격론’을 보고“경제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이던데 어디 한번 직접 맡아 해보라”고 장관직을 제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인은 이후 박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로 국정을 경험했던 74년부터 4년여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등을 지내면서 박정희 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 박 대통령과 직접 교류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고인은 박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하자 2002년부터 후원회장으로 활동했으며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는 박 대통령의 경선 캠프에 합류해 경제자문단 좌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고인이 이끌던 경제자문단에는 성균관대 교수 출신인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을 비롯해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김영세 연세대 교수, 김광두 서강대 교수 등이 대거 포진했다. 이들은 나중에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합류해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약하며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인이 국가미래연구원 설립과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음은 물론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고인을 바로 옆자리에 배려한 데서도 각별한 인연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고인은 박 대통령에게“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준수를 미래세대에 잘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대통령은 19일 고인의 빈소에 직접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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