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1970년대 경제개발을 이끌었던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9시55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수년 간 전립선암을 앓아 온 고인은 6일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으나 노환이 겹쳐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다.
1924년 경기 광주에서 태어난 남 전 총리는 1945년 국민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민대를 거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69년 박 전 대통령에 의해 재무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어 1974∼78년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내며 경제발전을 주도했고, 이후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을 주도한 '서강학파'의 시초이자 대부로 꼽힌다.
남 전 총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인 1980∼82년 제14대 국무총리를 지낸 뒤 83년부터 91년까지 18∼20대 한국무역협회장으로 재직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자문단 좌장 직을 맡아 '근혜노믹스' 입안에 영향을 미쳤다.
장례는 한덕수 무역협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22일 영결식이 거행된 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은 부인 최혜숙 여사와 장남 남기선 ㈜EVAN 사장, 차남 남기명 동양증권 전무 등이 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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