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에서 불산 희석액이 담긴 컨테이너가 도로 위에 넘어지면서 불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5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를 시작으로 5개월간 경기도에서만 4차례나 불산 관련 사고가 일어났다. 특히 이번 사고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발생해 주민들이 온종일 공포에 떨어야 했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42분쯤 시흥시 정왕동 M아파트 앞 도로에서 화물차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가 넘어져 불산 40여ℓ(소방 추산)가 유출됐다. 유출된 불산은 55% 농도의 희석액으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왕복 6차로 도로 가운데 3차로 30여㎡가 불산으로 젖어 이튿날 오전까지 방재작업이 진행됐다.
이로 인해 인접한 M아파트 주민 7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50여명의 인력과 순찰차 20여대를 현장에 배치해 M아파트 주민들을 정왕동 사회복지관과 환경관리센터 등으로 대피시키고 인근 주민들에게는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라고 안내했다.
경찰 조사결과 화물차 운전자 조모(45)씨가 시화공단 방면으로 우회전하던 중 컨테이너가 좌측으로 넘어져 안에 담긴 드럼통이 파손돼 불산이 흐른 것으로 드러났다. 가로 8m, 세로 3m 크기의 컨테이너에는 200ℓ짜리 드럼통 80여개에 불산 18.8톤이 들어 있었다. 다행히 파손된 드럼통 수가 적고 파손부위가 작아 유출양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환경부는 M아파트 1개 동 입구와 내부, 옥상 3곳에서 불산 잔류량을 측정했지만 공기 중에서 불산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컨테이너가 화물차에 제대로 고정되어 있었는지, 운전자가 과속하지는 않았는지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시쯤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S회사 공장에서도 황산 1,000ℓ가량이 유출됐다.
휴대전화 전지 원료 생산업체인 S사 공장에는 사고 당시 근로자 10여명이 있었으나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황산이 저장된 옥외 탱크의 밸브에 이상이 생겨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시흥=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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