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 19일 이틀에 걸쳐 동해안에서 단거리 미사일 또는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단거리 미사일 등의 발사는 올해 들어 세 번째임에 비춰 통상 훈련이나 성능개량 시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동해안에 배치했던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 2기를 완전 철수하는 등 그간 한껏 고조시켰던 긴장 수위를 낮춰가는 국면에서 갑자기 단거리 미사일 등을 발사한 데는 모종의 노림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다른 도발에 비해 파장이 제한적이다. 북한도 이를 의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일련의 위기고조 국면을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마무리하되 여차하면 언제라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대화냐 대결이냐를 묻는 응수타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긴장을 재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미 협상을 압박하는 시도라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우리 정부도 북측 도발 수위가 높지 않다고 보고 어제서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발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음을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규탄해 그 강도는 꽤 높았다. 북한이 개성공단 관련 당국 대화제의는 회피하고 입주기업인들에게 팩스를 보내 남남갈등을 획책하는 것과 연관 지어본 탓이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개성공단 대화 거부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북이 이렇게 티격태격 신경전으로 시간을 소모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북측은 일본 총리 측근을 불러들여 한ㆍ미ㆍ일의 대북공조를 흔들거나 남남갈등을 조장해 무엇을 얻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얄팍한 수로 자신들이 처한 고립을 헤쳐나갈 수는 없다. 진정성을 갖고 대화 의지를 보일 때라야만 돌파구를 열 수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위협 수위가 낮아진 것은 분명한 만큼 본격적인 대화로 이어가기 위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불투명한 태도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게 아니라 과감한 견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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