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들이 지난해 실적이 악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주들에게 배당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금 배당을 결정한 11개 증권사의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결산배당액은 1,563억원으로, 전년도 배당총액(1,696억원)보다 7.8%(134억원) 줄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지난해 순이익(3,478억원)이 전년도(3,944억원)보다 466억원(11.8%)이나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이런 배당총액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HMC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308억원)이 전년보다 22.1% 감소했지만 배당금 총액(44억원)은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등 HMC투자증권 지분 49.3%를 보유한 최대주주는 총 22억원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51억원의 손실을 낸 동양증권도 배당금 총액을 전년과 같은 수준(72억원)으로 유지하는 바람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가 챙겨가는 배당금은 25억원에 이른다.
반면 한양 부국 삼성 등의 증권사는 지난해 실적악화로 배당금을 줄였고 KTB투자증권과 유화증권 동부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향상돼 배당을 늘렸다. 배당은 주주의 고유권한이며 이를 결정하는 것도 해당 회사들의 몫이지만 증권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배당에 대한 적절성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대부분 증권사 대주주들이 실적악화에도 고배당을 통해 이익을 챙겼다”며 “이러면서도 증권사들이 실적악화 해소 방안을 정부와 당국에 요구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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