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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연설·오바마와 공동회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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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연설·오바마와 공동회견 못해

입력
2013.05.1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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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아베 총리는 자신의 방미가 미일관계 부활의 신호탄이 됐다고 자랑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후텐마 공군기지 이전 추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가 등 오바마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선물을 안겼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초 1월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미국 측이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및 국정연설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해 한달 뒤인 2월에야 성사됐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오바마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도 하지 못했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과 의회연설까지 했다"며 "천양지차"라고 지적했다.

한일 정상의 미국 방문은 의회연설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미 의회 연설은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로 문턱이 높다. 지금까지 미 의회 상ㆍ하원 합동 연설을 한 외국 정상은 109명에 불과한데 한국은 모두 여섯 차례 연설을 했다. 반면 일본 정상은 미국 의회에서 한번도 연설을 하지 못했다. 일본은 전범국가로, 일본 정치인은 왜곡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 미 의회가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는 2006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의회 연설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의회 측으로부터 "연설을 하려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고 포기한 적이 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두 사람의 관계가 그다지 돈독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군사저널리스트 가미우라 모토아키는 "아베 총리에게는 이지마 이사오 참여의 방북 목적을 미국에 설명할 통로가 없었다"며 "이는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적 신뢰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센카쿠 열도에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도 미일간의 충분한 연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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