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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하시모토의 위안부 망언은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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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하시모토의 위안부 망언은 모욕"

입력
2013.05.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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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침묵하던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대표의 위안부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하시모토의 발언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언어도단이자 모욕"이라고 규탄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전에도 밝혔듯 일제시대 여성들이 위안부로 인신매매된 것은 개탄스러울 뿐 아니라 엄청난 인권유린"이라며 "미국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협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 발언이 매우 강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국무부 건물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하시모토 발언에 대해) 기분 나빠한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미국 당국자가 "하시모토가 6월 미국을 방문한다는데 그의 발언을 감안할 때 하시모토와 만나려는 사람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는 13일 태평양전쟁 당시 종군위안부가 군인을 위해 필요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도 15일 하원 본회의에서 "일제가 조직적이고 무자비하게 여성을 노예로 만든 것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위안부는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여성 20만명에 대해 (일본) 정부가 후원한 성적 만행 프로그램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누구든 위안부 제도를 정당화하거나 그 존재를 부인한다면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본 우익의 비뚤어진 과거사 인식을 겨냥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의 비판에 하시모토는 17일 트위터에 "미국은 일본을 점령하고 있을 때 일본인 여성을 활용했다"며 "일본만 비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항변했다.

그 동안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과거사 문제에 불개입 원칙을 고수해온 미국이 일본을 압박하는 것은 위안부 문제를 과거사가 아니라 인권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편 하시모토가 공동대표로 있는 일본유신회 소속 6선 의원 니시무라 신고(64)가 "일본에 한국인 매춘부가 우글우글하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17일 당 중의원 의원 회의에서 하시모토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식민지 상황에서 스스로의 뜻과 관계없이 위안부가 된 피해자들을 지금의 한국인 원정 성매매 여성과 연결하려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발언으로 보고 있다. 니시무라 의원은 위안부 관련 보도에 대해 "종군 위안부가 성노예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것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면 모략이 성공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반격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니시무라 의원은 파문이 커지자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라는 국명을 거론한 것은 온당치 못했다"며 발언을 철회한 뒤 탈당계를 냈다. 유신회 인사들의 망언이 잇따르자 참의원 선거 협력을 추진해온 야당 다함께당은 선거협력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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