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 기존 핵실험 갱도 외 새로운 갱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으로 있는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6일 북한 관련 웹사이트 '38노스'가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원래 있던 갱도 외에 또 다른 갱도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과거 북한이 세차례 핵실험을 했던 곳이다.
위트 연구원은 "남쪽 갱도 왼편에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최근 사진에서는 이 건물이 사라졌다"면서 "이곳이 새 갱도의 입구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핵실험장 한 구석에 나무를 베어낸 정사각형의 빈터가 보이는데 새로운 갱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의 흔적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2월에 있었던 3차 핵실험 이후 핵실험장을 둘러싼 활동이 분주해졌다"면서 "특히 서쪽 갱도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1차 핵실험과 3차 핵실험 때 실험 며칠 전에 위성통신 접시가 공통적으로 관측됐다"며 "핵실험에 동원된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 다른 곳으로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트 연구원은 이날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북한의 핵 도전'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북한에 대해 "강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같은 상황을 그대로 두면 "최악의 경우 수년 내 북한이 5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효과가 없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트는 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한과의 제네바 협상을 주도한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선임 보좌관으로 일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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