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씨의 은 여섯 손주를 얻은 할머니가 된 저자가 말하는 '지금 느끼는 것을 그때도 느꼈더라면'이다. 내 손으로 먹이고, 씻기고, 입히느라 제정신이 아닌 채 육아에 허덕이는 엄마들에게는 딴나라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육아, 잠깐이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자식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올인' 하지 말고 부모의 기준을 낮추라고 권한다. 엄마가 짜놓은 설계도에 아이를 가두지 말고 최대한 육아의 즐거움을 누리라는 조언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박씨는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므로 아이가 너무 어릴 때 전력 질주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라고 당부했다.
아이를 손님처럼 생각하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역지사지의 육아법을 전한다. 어느 날 훌쩍 커버려 엄마 품을 떠날 때 서운해하기 보다는 무사히 떠나 보내 다행이라는 마음을 가지면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줄고 그만큼 만족감도 커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는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거듭 해서 너무 큰 기대를 해서 아이를 주눅들게 하지 말고 가능성 있고 사랑 받는 존재라는 점을 깨우치도록 마음 편하게 육아에 대처하라고 조언한다. 아이의 공부와 적성, 친구 사귀기, 아동 성범죄에 대처하는 법 등 구체적인 방법론부터 스킨십 형성, 엄마가 먼저 행복해지는 조언까지 그의 육아철학과 방법에서 배울 게 적지 않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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