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노점에서 민남(40)씨가 쓰러졌다. 몇 년간 자주 복통에 시달렸지만 무리하게 일한 게 화근이 돼 급성신부전 말기 합병증에 걸리고 말았다. 배달을 나간 사이 노점에서 쓰러진 그를 본 남편 관수(42)씨는 아내의 병이 모두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괴롭다.
신장 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는 게 답답한 남편은 여기저기 기증 센터를 다니며 방법을 알아보다가 혈액형이 맞지 않아도 이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신장을 떼어줄 수 있다는 희망에 들 뜬 남편과 달리 남편과 아내는 아이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이식수술을 받고 싶지 않다. 몇 천만 원이나 되는 수술비용을 당장 구할 방법이 없고 부부가 입원해 있는 한 달 동안 아이들을 돌 볼 길도 없어서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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