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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따로 사는 대학생 지출 40%가 주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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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따로 사는 대학생 지출 40%가 주거비

입력
2013.05.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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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 경제학과 3학년 김모(26)씨는 올 초 대학 기숙사 선발에 탈락 한 뒤 생활비가 크게 늘었다. 기숙사는 월 19만원만 내면 됐지만, 지금은 관리비를 포함해 월세가 45만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지방에 사는 부모님이 매달 70만원 가량을 보내주지만 월세에 밥값에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교통ㆍ통신비까지 제하면 전공수업에 필요한 원서 한 권 사기도 빠듯하다. 김씨는 "취업준비를 하려면 토익학원도 다녀야 할 것 같아 과외자리를 알아봤지만 하늘의 별 따기"라며 "갈수록 부모님께 부담만 더 드리게 돼 죄송할 뿐"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월평균 소득의 40%를 주거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의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받고 있으며 주거비와 꼭 필요한 생계비를 제외하면 남는 돈은 한 달에 1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17일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시 거주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능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님과 동거하지 않는 서울 지역 대학생은 월평균 79만6,700원(반올림 제외)의 수입을 얻어, 이 중 31만7,700원(39.8%)을 주거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서울시립대와 경희대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다.

세부항목을 보면 월세로 지출되는 금액이 28만1,500원으로 총 주거비의 88.6%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주택관리비 1만9800원(6.2%), 수도·광열비 1만6900원(5.3%) 순이었다. 거주형태를 보면 월세와 반월세(보증부 월세) 형태가 88.8%로 압도적이었다. 보증금은 월세의 경우 평균 671만800원 전세는 6,950만원이었으며 전세 거주자는 전체의 11.2%에 불과했다. 1인당 평균 주택면적은 13㎡였고, 응답자의 13.5%는 9㎡ 미만의 주택에서 살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대학생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숙사를 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기준 46만2,511명이 서울 소재 54개 대학에 재학 중인데 기숙사 거주 학생수는 5만3,964명에 불과해 기숙사 수용률이 11.75%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늘고 있는 사립대학 민자 기숙사의 경우 1인실 기준 기숙사비가 월 평균 48만8,000원으로 비싸 오히려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을 크게 높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지역 대학생들은 주거비 외에 식비와 교통비, 통신비 등 생계비로 월 평균 37만8,800원을 지출했다. 주거비와 생계비를 합하면 총소득의 87%에 달했으며, 이를 제외한 잔여소득은 10만200원이었다. 대학생 소득의 가장 큰 부분은 부모의 지원금이었으며 월 평균 63만7,400원으로 총소득의 80%를 차지했다. 아르바이트나 과외 등을 통해 본인이 버는 돈은 월평균 15만4,300원이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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