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정관계에 조기 진출한 뒤 초고속으로 승진해온 지방 관리나 중앙 최고위층 자녀들의 낙마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민망은 안후이(安徽)성 안칭(安慶)시가 창준성(常駿生) 퇀(團)현 부서기를 정직시킨 뒤 기율 위반 등을 조사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1990년생인 창 부서기는 2010년 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에 진출, 지난해 퇀현의 부서기가 됐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20세에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공직 진출 6개월 만에 2단계나 고속 승진한 것은 그의 아버지가 상급 기관의 고위 간부이기 때문이란 비판이 많았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상하이(上海)시가 우레이(吳磊) 상하이차 부총재의 경제정보화위원회 부주임 승진을 예고한 데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1977년생인 우 부총재는 20세도 안 된 1996년 대학을 졸업하고 공직에 진출한 것으로 돼 있다. 그는 상하이차의 다른 부총재보다 열다섯 살 이상 어리고 이번에 함께 승진 예고가 난 10명 중에서도 최연소다. 일각에선 우 부총재가 후진타오(胡錦濤) 정부 당시 권력 서열 2위였던 우방궈(吳邦國)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관련 글 검색을 차단했다.
앞서 12일에는 광둥성 제양(揭陽)시 제둥(揭東)현의 장중융(江中詠·29) 부현장이 직전 부현장이었던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 받았다는 의혹이 일면서 일반 사무원으로 강등됐다. 일반 사무원은 3년 이상 근무해야 간부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지만 장중융은 4개월 만에 승진했다.
이에 앞서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일한 손자인 덩줘디(28)가 광시(廣西)장족(壯族)자치구 바이써(百色)시 핑궈(平果)현 부현장으로, 중국 건국 원수인 예젠잉(葉劍英)의 증손자 예중하오(葉仲豪·30)가 2009년부터 광둥(廣東)성에서 공직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에서는 두 사람 모두 미국 출생이라는 점에서 국적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관얼다이(官二代ㆍ고위 관료의 2세)에 이어 관싼다이(官三代ㆍ관료 3세)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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