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에 대해 겉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한길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민주당의 미래와 맞물려 안 의원이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구체적인 세력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경계 섞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를 평가절하하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독자세력화라는 것이 기존 정당 흔들기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할 때 집권 초 여당에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것은 정치 상식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지세력이 겹치는 민주당이 향후 어떤 스탠스를 보이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당직자도 "지난해 대선부터 4월 재보선까지 안 의원의 행보를 보면 대권의 꿈을 가진 정치인으로서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 아니냐"며 "이런 분위기에서 여야를 떠나 미래가 불확실한 '안철수호'에 승선할 사람들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대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 10월 재보선부터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작금의 여야 정치권 상황을 볼 때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이 야권발 정계개편을 촉발할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더욱이 새 지도부를 구성해 리빌딩에 들어간 민주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기대 이상의 폭발력을 가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리빌딩 과정과 맞물려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객관적인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보면 정치권의 셈법과 달리 안 의원의 존재감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민주당의 쇄신 작업이 여의치 않게 돌아갈 경우 안 의원이 야권 개편의 중심축이 되면서 독자세력화의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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