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을 통한 독자세력화 의지를 밝힌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세력화의 범위를 야권에 국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여야를 망라한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파장이 예상된다.
안 의원 측 핵심관계자는 16일 "아직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인사 실패에서 보듯이 정부의 실수가 반복되고 당청관계가 불편해진다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정계 개편 과정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재보선의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될 '안철수 독자세력화'의 범위에 민주당 외에 새누리당도 포함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친노무현계 인사 중에도 뛰어난 분들이 많다"며 "기성 정치권의 틀을 벗어내면 여야에서 (안 의원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이 강조하는 '새 정치'의 가치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실천 의지가 분명하다면 기성 정치권 인사들의 영입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또한 "안철수의 독자세력화는 향후 수도권 선거에서 야권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민주당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 후보 등과 기존 야권의 표를 나눠 갖는 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제3의 선택지'를 제공해 중도 성향의 여권 지지자들을 포함해 야권의 외연을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이 4ㆍ24 보궐선거 당선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이날부터 18일까지 영ㆍ호남을 동시에 방문하는 것도 이 같은 야권 외연 확장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 측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의 득표율이 32.8%에 그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허 후보의 득표율인 39.6%에 비해 6.8%포인트 낮아졌고, 지난해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노원구 득표율 46.5%에 비해서도 10%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안 의원 측은 이를 새누리당 지지층의 이탈이 시작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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