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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 모양 발진·수포 '대상포진' 72시간 내 초기치료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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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 모양 발진·수포 '대상포진' 72시간 내 초기치료가 관건

입력
2013.05.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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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타 들어가는 듯하다.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통증….' 대상포진 환자들이 털어놓는 고통이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지난해 대상포진 환자 2만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심한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까지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대상포진 환자들이 최근 4년 새 40%나 급증했다. 지난해 환자 수는 57만7,157명이었다.

대상(帶狀)포진은 이름 그대로 '띠 모양의 발진과 수포'가 특징이다. 피부에 분포하는 띠 모양의 피부분절을 따라서 대상포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원인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인데, 수두를 앓고 난 후에도 이 바이러스가 몸 속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한국인 90% 가량이 수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대상포진은 고령층에서 빈발한다. 전체 인구 가운데 10~20%가 발병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8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발병률이 50%에 달한다.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이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후유증이다. 대상포진 환자 3분의 1 이상(35.4%)이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한다. 후유증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통증이다. 포진이 생기면서 시작한 통증이 3개월이 지나서도 가라앉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잠을 못 이룰 정도의 통증이 수 개월간 지속돼 우울증까지 오게 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눈을 공격하면 각ㆍ결막염, 실명을 유발하고 청신경을 침범하면 청각 이상과 어지럼증을 낳는다. 드물기는 하지만 안면 신경을 손상시켜 마비가 오거나 입이 돌아가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다. 발진이 나타난 지 72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 투여하는 등 치료를 시작하면 바이러스 확산, 2차 감염 억제, 합병증 예방이 가능하다. 계영철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초기 증상 발생 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고 극심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예방 백신은 6월 국내 시판 예정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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