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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바싹, 침이 끈적… 그냥 두면 안되는 '입속의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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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바싹, 침이 끈적… 그냥 두면 안되는 '입속의 가뭄'

입력
2013.05.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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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상황이 아닌데도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 사람이 있다. 잘 때 꼭 물을 준비해둬야 하고, 툭 하면 입술이 마르면서 갈라지고, 입꼬리가 보기 싫게 튼다. 대부분 수분 부족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입이 건조하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은 침 분비량이 정상보다 적은 탓이다. 침 때문에 무슨 치료까지 받냐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구강건조증은 치아와 호흡기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나이 들면 줄어들고 끈끈해져

건강한 성인의 입에서 하루에 나오는 침의 양은 1,000~1,500㎖ 정도다. 침이 생성되는 양이 이보다 적어 입이 건조해지고, 그래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구강건조증이라고 볼 수 있다. 침이 적게 나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빈혈이나 당뇨병, 쇼그렌증후군(면역계가 자기 몸을 공격해 눈과 입이 마르고 관절염, 폐렴 등이 나타나는 병), 우울증, 신경계질환 등은 침 분비량을 줄이는 대표적인 병으로 꼽힌다. 여러 가지 약을 먹는 환자,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가 구강건조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꼭 병이 아니더라도 영양이 부족하거나 노화가 진행되면서 침 분비량이 줄어들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침은 양 자체가 감소할 뿐 아니라 점조도(끈끈한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가 높아진다. 아이보다 어른의 침이 더 끈적끈적하다는 얘기다. 침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작용과 함께 입 속의 세균을 씻어내는 자정작용도 한다. 침이 끈끈해질수록 원활한 자정작용이 어렵기 때문에 구강 내 미생물이 점점 증식하게 된다. 아이보다 어른이 입냄새가 많이 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구강 내 미생물이 늘면 충치가 생기기도 더 쉽다.

입마름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물을 자주 마시거나 사탕, 과일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정도로 나아지지 않으면 진단을 받거나 약을 써보는 게 좋다. 침샘을 자극해 침이 잘 나오도록 돕는 타액보조제, 입 속 표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걸 막아주는 구강보습제, 침과 동일한 무기질 성분으로 이뤄진 구강건조증 치료제 등이 나와 있다. 구강건조증 치료제 드라이문트를 내놓은 동아제약은 "투명한 젤처럼 생긴 약을 입안에 바르면 구강건조증의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위·식도 이상으로도 침 분비 증가

구강건조증과 반대로 하루에 3,000~4,000㎖, 많게는 1만㎖까지 침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도 있다. 타액분비과다증(유연증)이다. 입 안에 계속 고이는 침을 삼키거나 뱉어내야 하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자칫 침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기도 한다.

침 분비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이유 역시 다양하다. 당뇨병, 신경계질환, 수은중독, 식도나 위의 이상 등이 타액분비과다증을 일으킬 수 있다. 통증을 느끼는 구강질환이나 의치 같은 이물질이 입 안에 있을 때도 침이 유달리 많이 나온다. 임신 초기에 일시적으로 침이 많아지는 것처럼 느끼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침 분비량이 늘어서가 아니라 삼키는 침의 양이 입덧 때문에 평소보다 줄어들어서다. 따라서 침 분비량을 정확히 측정해 실제로 과다하게 분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물질이나 임신 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입마름은 원인을 제거하면 나아지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그러나 만성인 경우에는 증상의 원인과 정도에 따라 침샘 기능을 억제하는 약을 쓴다. 간혹 침을 만드는 귀밑샘이나 턱밑샘 일부가 확장돼 있어 침을 비정상적으로 흘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구조적인 원인인 경우엔 수술로 치료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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