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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100위권으로 스타대접에 돈방석에 앉는 스포츠는?

입력
2013.05.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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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는 랭킹 100위권에만 이름을 올려도 연간 수억원의 수입은 기본이고 스타 대접까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 종목이다. 오직 상금으로만 수억 원을 챙길 수 있고, 광고 수입과 스폰서 계약금은 따로 챙길수 있다.”

‘테니스 동네’에서 널리 회자되는 이야기다. 실제 윔블던 테니스 조직위 전영클럽은 남녀단식 1회전 탈락자에게도 4,000만원의 상금을 책정해 놓았다. 윔블던을 제외한 3대 메이저대회 최하 상금도 3,000만원이다. 산술적으로 연중 이들 4개 대회에만 출전해 1회전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내도 2억원에 가까운 상금을 손에 쥐게 된다는 의미다. 이밖에 50개가 넘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대회 출전 상금을 포함하면 수십억 원대의 돈방석에 앉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 기준이 랭킹 100위권이다. 이만한 종목이 또 있을까. 개인 스포츠 중에서 테니스보다 상금이 많은 종목은 복싱과 F1레이스가 있지만 이들 종목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성이 있어 테니스와 비교하기에 무리가 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37)이 코트 복귀를 선언한 주된 이유다.

이형택은 거의 스무 살 아래 후배들에게“테니스 만큼 돈과 명예가 보장된 스포츠가 없다”고 강조하며 “내달부터 퓨처스대회도 마다하지 않고 출전해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 복귀전은 9월 한국테니스선수권이다. 아직 후원사를 구하지 못해 애로사항이 많지만 이형택이란 이름 석자를 걸고 반드시 좋은 열매를 맺겠다”고 덧붙였다.

이형택은 지난 15일 부산오픈 챌린지대회 남자 복식에 출전해 1회전에서 탈락한 뒤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듯 하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석 달 정도면 예전의 몸 상태를 회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형택의 복귀에 일부 곱지 않은 눈길도 있다. 지금은 주니어 육성팀에게 ‘올인’해야 하는데 ‘흘러간’ 이형택에게 한국테니스의 부활을 위해 SOS신호를 보낸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형택은 이에 대해 “나의 복귀는 후배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테니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일종의 부흥사 역할이다”고 못을 박았다. 윤용일(39) 남자대표팀 감독도 “이형택이 복귀 후 아무리 승승장구해도 대표팀에 뽑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현, 이덕희, 홍성찬 등 주니어 선수들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통하는 실력파다. 이들에게 한국테니스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석영, 임용규 등 현재 시니어 중에서도 좋은 재목의 선수들이 있다”며 “이형택의 몫은 후배들에 대한 채찍질”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원홍(57) 대한테니스협회장은 “지미 코너스(61ㆍ미국)는 1991년 39세의 나이로 US오픈 준결승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랭킹이 174위였지만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해 기적을 일궜다. 이에 비하면 이형택이 갈 길은 아직 멀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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