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을 수사 중인 미국 워싱턴 경찰국이 수사는 경찰이 전담하고 있으며 연방수사국(FBI)은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웬돌린 크럼프 워싱턴 경찰국 공보국장은 14일(현지시간) “수사 내용이나 성격이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워싱턴호텔 와인바 등 현장 조사를 끝내고 피해자인 한국문화원 인턴사원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관련자 전화통화기록까지 확인하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조사가 마무리되면 사건을 연방검찰에 이첩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에게 적용될 죄목이 예상대로 경범죄가 될지 아니면 중범죄인 성범죄 4급이 적용될지는 피해자 조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형법 상 성범죄 4급은 가해자가 성접촉을 하면서 피해자에게 신체적 위협을 하거나, 피해자가 무방비 상태인 것을 알고도 범행을 저질렀을 때 적용된다. 유죄 판결 시 최고 5만달러의 벌금과 최고 5년의 실형이 선고된다. 그러나 단순 성접촉이라면 최고 형량이 구류 180일인 경범죄가 된다.
경찰은 윤 전 대변인이 7일 밤 와인바에서 인턴사원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것은 경범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이 8일 새벽 인턴사원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알몸으로 유혹 또는 추행했다는 2차 성추행 의혹에 대한 경찰 판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인턴사원이 2차 성추행 의혹에 대해 아직 진술을 하지 않았거나, 경찰이 2차 성추행 의혹에 범죄 적용이 어렵다고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차 성추행은 강간미수라는 의견이 있으나 워싱턴 형법에는 강간미수 또는 강간죄가 없어 처벌할 수 없다. 대신 그 같은 범죄 때 어떤 수단을 동원했는지에 따라 성범죄 1~4급 또는 경범죄가 적용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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